여러분은 하루에 커피를 몇 잔이나 드시나요?


저는 불과 2~3년 전만 해도, 아침에 눈뜨자마자 아이스 아메리카노, 점심 먹고 또 한 잔, 오후에 피곤하다고 또 한 잔... 하루 3~4잔의 커피를 물처럼 마시던 '카페인 중독' 직장인이었습니다.


문제는 '밤'이었습니다. 낮에는 커피의 힘으로 억지로 버텼지만, 밤이 되면 머릿속은 온갖 생각으로 시끄럽고, 심장은 이유 없이 쿵쾅거렸죠. 분명 몸은 천근만근인데, 잠은 오지 않는 '과각성 상태'.


자려고 누우면 오히려 정신이 말똥말똥해져서 새벽 2~3시까지 휴대폰만 뒤적이던 날들. 당연히 다음 날 아침은 최악이었고, 그 좀비 같은 몸을 이끌고 다시 커피를 붓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이러다 정말 큰일 나겠다' 싶던 어느 날, 저녁 약속 자리에서 만난 지인이 제게 작은 티백 하나를 건넸습니다. "너 요즘 너무 예민해 보여. 커피 좀 그만 마시고, 오늘 밤엔 이거 마시고 자 봐."


그것이 저와 '캐모마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1. '땅 위의 사과', 캐모마일과의 첫 만남

사실 큰 기대는 안 했습니다. '무슨 차(茶) 따위가...' 하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그날 밤, 뜨거운 물에 티백을 넣자마자 방 안에 은은하게 퍼지는 그 향기.


'어? 이게 무슨 향이지?' 달콤하면서도 풋풋하고, 마치 잘 익은 사과 같은 향기가 났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캐모마일의 어원이 '땅에서 나는 사과'라는 뜻이더군요!)


한 모금 마시자, 그 따뜻한 기운이 목을 타고 식도를 지나 위장까지 내려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저 '따뜻하다'는 느낌을 넘어, 하루 종일 곤두서 있던 제 신경을 누군가 부드럽게 '툭, 툭' 건드리며 이완시켜주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날, 정말 오랜만에 '눕자마자 잠든'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2. 캐모마일 효능 1: 불면의 밤을 끝낸 '진정 효과' (feat. 아피제닌)

그날 이후 저는 캐모마일 효능에 대해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경험한 이 편안함이 그저 '기분 탓'이 아니라는 걸 금방 알게 되었죠.


캐모마일의 핵심 성분은 바로 **'아피제닌(Apigenin)'**입니다.


이 '아피제닌'이라는 성분이 우리 뇌의 특정 수용체(GABA 수용체)에 결합하는데, 이게 수면제나 안정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용한다고 해요.


물론 약물처럼 강제적으로 '전원을 꺼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제 그만 긴장하고, 편안하게 쉬어도 돼."


라고 뇌를 부드럽게 달래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저처럼 스트레스, 불안, 초조함 때문에 잠 못 드는 분들에게 캐모마일은 단순한 차가 아니라 '심리적 안정제'가 될 수 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캐모마일은 저의 '수면 의식(Sleep Ritual)'이 되었습니다. 자기 전 1시간, 따뜻한 캐모마일 차를 마시는 시간은 '이제 곧 꿀잠 잘 시간!'이라는 신호가 되었죠.


3. 캐모마일 효능 2: 신경성 위경련을 잠재운 '소화 촉진'

제가 캐모마일에 '진심'이 된 두 번째 이유입니다.


저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을 못 자는 것과 동시에 '위'가 가장 먼저 고장 나는 타입이었습니다. 속이 쓰리고,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고, 심할 땐 위경련까지 왔죠. (커피가 여기에 불을 붙인 건 당연하고요.)


그런데 캐모마일을 꾸준히 마시면서, 밤에 잠만 잘 자게 된 게 아니었습니다. 속이 '편안해졌습니다.'


캐모마일 효능 중 또 하나 강력한 것이 바로 **'항염 및 진경 효과'**입니다.


항염 효과: 위 점막의 염증을 가라앉혀 속 쓰림을 완화합니다. (신경성 위염 달고 사시는 분들 주목!)


진경 효과: '진경'이란 경련을 진정시킨다는 뜻입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똘똘 뭉친 위장 근육을 이완시켜 가스를 배출시키고, 더부룩함을 해소하며, 소화를 돕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엔 잠자기 전뿐만 아니라, 과식했거나 속이 좀 불편하다 싶은 날에도 식후에 캐모마일 한 잔을 꼭 마십니다.


4. '찐' 노하우: 캐모마일 제대로 즐기기

"저도 마셔봤는데, 별 효과 없던데요?" 하시는 분들. 혹시 이렇게 드시진 않았나요?


티백은 30초 만에 빼버린다? (NO!) 캐모마일의 유효 성분(특히 아피제닌)이 충분히 우러나오려면 최소 5분 이상 뚜껑을 덮어두고 우리셔야 합니다. 저는 7~10분까지도 진하게 우려 마시는 편입니다.


'국화과' 알레르기가 있다면? (주의!) 캐모마일은 국화과 식물입니다. 만약 돼지풀, 쑥, 국화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분이라면 교차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니 섭취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임산부, 수유부라면? (주의!) 캐모마일이 자궁을 수축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임신 초기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물론 소량은 괜찮다는 의견도 있지만, 민감한 시기인 만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겠죠?)


마무리하며: 커피 대신 '평화'를 드립니다

2년 전, 카페인과 스트레스에 절어있던 저는 이제 없습니다.


물론 지금도 커피를 마십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맛'을 즐기기 위해 오전에 딱 한 잔만 마시죠. 그리고 제 저녁은 캐모마일이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습니다.


수면 유도제처럼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나의 하루를 위로하고, 곤두선 신경을 다독여주는 '친구' 혹은 '파트너'로 캐모마일을 곁에 두어 보세요.


어느새 꿀잠 자고 일어난 개운한 아침을 맞이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